8/20 달콤씁쓸한 서핑

2013. 12. 14. 17:46



애시당초 하와이에 가기로 결정한 것이 서핑 때문이었다.

올해 여름휴가를 어디로 갈까 생각하다 보니,
어딘가에 **살에는 서핑을 배운다! 라고 썼던것이 떠올랐다.
어디에다 써놨는지는 모르겠지만..

기록하는 것이 현실로 이루어질 가능성이 높다는건 정말인 것 같다.
썼던 것이 기억나서 결국 하와이를 가게 되었으니.

SO,

오아후에 도착하자마자 샵에서 서핑레슨 예약하고
아침에 떨리는 마음으로 와이키키 해변으로 출동하여 레슨을 30분씩 받았는데
이것은...

와우! 야호  소리가 절로 나는 액티비티였던 것이다. 정말신나!
하와이 사람들은 이런걸 매일 할 수도 있다니 정말 부러울 지경
다시 태어난다면 서퍼걸로 태어나리!
라는 생각도...

강사의 지도를 받으면서 몇번 파도를 탄 우리는, 서핑도 금방 배울수 있겠군 신난다 꺄르르륵
... 이라고 엄청난 착각을 하게 된다. ㅋㅋ
몇시간 안지나 파도처럼 사그라진 그 착각...

서핑이 신나지 않는다는게 아니고,
금새 배울수 있는게 아니라는 거 말이다.
혼자 타는 건,
강사가 타이밍 보면서 지시해주고 밀어줄 때와는 완전 달랐다.

보드가 파도에 걸리게 타이밍 잡아 일어나는게 정말 어려웠다.
패들링하는데 체력이 엄청 필요한데다,
매번 물에 빠졌다 다시 보드위로 올라오느라
체력은 순식간에 손가락 사이로 새는 바닷물처럼 빠지고

거기에 한번도 제대로 안된다는 실망감에,
나는 휴가를 온거라는 사실을 망각하고
전지훈련 와서 목표달성 못한 선수처럼 절망의 늪에 빠져서 짜증을...ㅋㅋ
어리석도다.

다음날에 또 보드를 빌려서 타러 왔는데
결국 제대로 된 테이크업은 못했다. 한번 비슷하게는 했지만...

내가 하도 허우적대고 있으니 옆에서 꼬마 가르치던 분이 코치를 해주었다.
패들패들패들 하다가 '일어나' 하고 사인주는 순간에 일어나면 보드가 파도에 딱 걸리는 거였다. @_@
이게 쉬운게 아니라며, 자기는 40년 걸렸다며... 
 



초보중의 초보라면 긴 보드 쇼츠를... ㅠㅠ

선크림을 쉴새없이 덧발라야 하는것은 두말하면 잔소리

방수 선크림따위, 세상에 존재하지 않음



이날저녁 무릎의 상태


호텔침대가 아니라 병원침대에서 찍은 것인가 싶은..

왁스칠한 보드에 엎드렸다 일어났다를 반복하면서

맨살이 부딪치고 쓸리면서 생긴 상처들


웃옷은 그나마 긴 래시가드를 입어서 쓸리진 않았는데

또 웃긴건 앞쪽 골반뼈가 아팠다. ㅋㅋㅋㅋㅋ

아 이런곳도 아플수가 있구나.. 새로운 경험이었다.

마찬가지로 엎드리는 자세 때문에 앞쪽 양 골반뼈가 보드에 하도 닿아서 그런거


화룡정점은

보드에 엎드려 있는동안 뒷면만 안뒤집은 생선처럼 탔다는 거겠지.

선크림을 바른다고 발랐지만 물에 씻겨나가고 해서

진정되는동안 정말 괴로웠다.

(진정시키는데는 해변가 편의점마다 수두룩한 알로에젤이 큰 도움이 된듯)


이러고 저녁때 되니,

삭신이 쑤시고 움직일 때마다 신음소리가 절로 나오는 지경.

이거 뭐하는 짓이냐며 휴가온거 아니었나며 정신나간 소리가 절로 나오고...



래시가드의 흔적 

장갑도 꼈어야 했나...

이것도 휴가의 추억이라면 추억.

돌아와서 한동안 이걸로 사람들을 웃길 수 있었다.


예전엔 햇볕에 타면 빨갛게 익어서 껍질이 홀라당 벗겨졌는데

이렇게 태닝이란게 되기도 하네.

그래도 감히 얼굴에 시도해볼 엄두는 안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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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서핑레슨을 받을 일이 있다면, 해변에 천막치고 늘어선 곳 중에서 골라서 해야지 생각.

초보자용 보드는 어마어마하게 크고 무거워서

해변에 가까운 곳이라고 해도 샵까지 들고 왔다갔다 하는게 보통일이 아님

1인 1보드를 들어야 하는 상황이면 더더욱


가격도 거기서 거기고

해변 천막에서는 가방도 맡아줘서 더 나은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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