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 보기/크로아티아 2010 Aug

 

플라트비체 숙소 아주머니께, 내일 자다르로 갈건데 아직 숙소를 못구했어요 하니까

고맙게도 여기저기 전화를 해보시곤 소개를 해주셔서,

버스 내릴곳과 이름을 적은 종이만 달랑 들고선 자다르에 입성

 

버스에서 내리자, 이 녀석과 함께 기다리던 민박집 주인이 대번 말을 걸어왔다.

동양인이 거의 없어서 아마 한눈에 알아봐 준듯

 

지금 생각하면 용감하기도 했던 것 같다.

집에 도착하여 보니 예상했던 모양새의 민박집이 아니고

4층건물 꼭대기에 있는 보통 가정집에

하이라이트는,

30대 중후반으로 보이는 남자 혼자 살고있다는 부분이었다. @_@

아.. 혼자는 아니고, 막시와 함께 살고있었다.

 

내 짐을 들어주시는 집주인을 종종 따라가면서 살짝 걱정도 되었지만,

이녀석이 함께 있는 것이 위안이 되었다.

이런 귀염둥이를 키우는 사람이 나쁜사람일리가 없어 하며...

그리고 정말로 그랬다.

 

 

내가 늦에 들어와서 부스럭거리자 내방에 들어와서 배깔고 자세잡은 막시

원래는 주인방인데, 주인은 나에게 이방을 내주고 베란다에서 잠을 잤다.

흐뭇하면서도 이녀석이 나가고 싶어할까봐 방문을 닫지 못해서

한참 쳐다보고 있는데

주인이 두어번 외쳐부르니 벌떡 일어나서 나갔다.

 

 

코앞에 있는 바다에서 주인과 자주 수영을 한다는 막시

막시가 물을 많이 흘리니, 돗자리를 항상 두개 준비해야 한다며 주인이 웃으며 말했다.


수영하고 와서 털이 아직 젖은채로, 베란다 테이블 아래 엎드려서

내 발등에 침을 묻히고 있었다 질질...

헥헥 하며 턱밑에 침 묻은거 보이는듯.

 

이 베란다에서 터키식 커피를 얻어마셨는데,

난 터키식 커피는 처음이라

계속 잔을 흔들면서 건더기를 같이 마셨다는 목 메이는 추억

 

그러다 집주인이,

터키식 커피는 다 먹고나서 가라앉은 가루로 점을 친다고 하길래

그럼 이 건더기는 먹는 것이 아닌가보아!! 하고 깨달았지만

이미 그때는 상당히 늦어버려서

다마신 커피잔에는 가루가 얼마 안남아 있었다. 켁켁.

 

개이름은 생각나는데 미안하게도 주인분 이름은 생각이 안나.

솔로 여행자의 경계심이 쉽사리 해제되지는 않는데다

하루저녁은 친해지기엔 내겐 너무 부족한 시간이었던듯.

 

또 만날 일이 있다면 커피 정말 고마웠다고 다시 말할텐데

 

2010/8/22-23 Zadar Croat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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