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파도키아 열기구 사고
카파도키아에서 열기구 사고로 관광객이 목숨을 잃었다는 뉴스가 났다.
외국에서 자연재해든 인재든 인명사고가 발생하면,
뉴스에서는 항상 사고를 당한 사람 중에 한국사람이 있는지를 알려준다.
그리고 어쩔땐, "다행히도 희생자 중 한국인은 없다" 고 덧붙이기도 한다.
카파도키아의 절경을 보러 가서 열기구를 탔다가
상상치도 못하게 열기구가 떨어져, 그 중 몇명이 죽음으로 휴가를 끝내게 된 뉴스를 전하면서
그 중에 한국인이 없는게 다행이라고 당연한 듯이 말한다.
그게 진짜 입밖에 내야만 하는 말일까? 왜 그렇게 말할까?
그 멘트를 들을 때마다 슬프고 화도 난다.
불행한 사고가 나서 사람이 다치거나 죽었는데,
그 중에 한국사람이 없다고 해서 뉴스에서 그걸 다행이라고 굳이 말할 필요가 있는걸까.
같은나라 사람이라 더 챙기고 보살피는 마음이 생기지. 맞다.
인정에서 나온 말이란건 안다.
그래도 그 중에 한국인이 없다고 알려준걸로 충분하지, 그게 다행이라는 말을 뉴스에서 굳이 표현하는건
슬프게 사고를 당한 사람이나 가족에게 예의도 아니고
남의 불행에 대해 슬퍼하고 인정을 발휘할 수 있는 범위가
고작 같은나라 사람 정도라는 의식을 은연중에 표현하는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서울에 지진이 나서 사람들이 죽었는데,
부산에서, 다행히도 희생자 중에 부산사람은 없네요, 하고 뉴스를 하면 안 이상한가.
아무렇지 않을까. 그게 뭐가 다행이라는 거지 하는 생각 안들까.
그 뉴스 보는 서울사람들 너무 아프지 않을까. 그래 남의 일이라는 거니 하면서.
홍수에 사람들이 쓸려가고 테러에 무고한 사람들이 죽고 다쳐서 울부짖는데
그게 다른나라 사람이고, 내나라 사람이 아닌게 다행이라고 말하는게, 참 잔인하다.